2004년 02월 19일
따돌림에 관하여
생각해보면 나도 꽤나 따돌림 당하는 학창생활을 보냈었다.
어릴적의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집 밖으로 이십미터 이상 벗어나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소극적인 아이였다. 어머니가 제발 나가 놀라고, 놀이터에 가서 또래 친구들 좀 사귀라고 내몰때마다 집 앞에 웅크리고 앉아서 엉엉 울고만 있었다. 책과 프라모델. 이 두가지만이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였다.
그러던 아이가 갑작스레 애들이 우글대는 학교에 갔으니 적응하기 힘들었던게 당연. 수업시간에 뭐든지 먼저 발표하려 들고, 나서기 좋아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따돌림 당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5학년때 찾아왔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애의 생일파티였다. 그애 어머니가 생일선물로 그 여자애에게 목도리를 선물해 주셨는데 남자애들이 그걸 낚아채어 이리저리 던지고 놀았다. 생일을 맞은 여자애는 울면서 달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이리저리 패스하며 즐겁게 웃기만 했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목도리가 내 손으로 넘어왔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목도리를 여자애에게 돌려주었다.
다음날, 방과후에 잠깐 보자는 쪽지가 책상에 들어있었다. 가봤더니 반애들 다섯명이 서있었다. 그런데 그 다섯명 중에는 그나마 내가 제일 친한 친구라 믿었던 녀석도 끼어있었다. 다섯명에게 둘러싸인채로 나는 맞았다. '재수없는놈', '잘난척 하는 놈'이라는 소리가 귀에 계속 쨍쨍 거리며 울렸다.
집에 돌아와서 어떻게든 상처를 숨기려 했지만 어머니께 들키고 말았다. 어머니는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학교를 찾아갔고, 선생과 드잡이를 하며 우셨다. 남자들은 이해 할꺼다. 싸움에 부모가 개입되면 얼마나 조롱당하는 신세가 되는지. 그 뒤로 직접적인 폭력은 없어졌지만 대신 은근한 따돌림이 시작되었다.
언제나 도시락은 나혼자 먹어야만 했다. 애들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먹는 모습이 부러웠지만 일부러 티 안내려고 애썼다. 그러다보면 가끔씩 한 녀석이 다가와 쓰레기 같은걸 내 도시락 위에 휙 뿌리곤 했다. '어어. 손이 미끄러졌네.'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강했던 나는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그냥 고개 숙인채 입술만 깨물었다.
중학교 와서도 사정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운동 싫어하고 쉬는 시간마다 책만 읽어댔던 나를 반 아이들은 괴짜 취급했다.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던 애들은 중학생이 되어서도 나를 괴롭혔다. 점심시간때마다 담배를 사오라거나 컵라면을 사오라거나 하는 심부름도 시켰다. 사방이 고립된 느낌. 친한 친구라 믿었던 한 녀석은 그 무렵 내게 말했다. '미안. 나 너랑 더이상 이야기 못하겠다. 앞으로는 모른척 해줄래?'
정신적으로 몰린 나는 점점 괴팍해 졌다. 집에서야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항상 생글생글 웃고 다녔지만, 학교에서는 말 한마디 하는 법이 없었다. 입을 열어야 할때면 거짓말만 늘어놨다. 봐. 난 이렇게 재밌는 일을 알고 있어. 이런 이야기는 어때? 재밌지? 그럼 나를 괴롭히지 말아줘. 친하게 지내줘. 같이 밥을 먹어줘. 나를 보고 웃어줘. 나랑 친구가 되어줘-
그러다 정신이 터져나간게 중 2때.
무슨일이 원인이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점심시간때 누군가 나한테 건들건들 다가와 내 책상에 침을 뱉었던가 뭐 그런류의 일이였던것 같다. 그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변했다. '이대로 있으면 평생 당한다'라는 위기감이 들었달까?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친구들과 낄낄 거리고 있는 그녀석을 찾아 의자로 그대로 찍어버렸다.
한방에 녀석의 코뼈가 무너져 내렸다. 그녀석의 친구들이 놀라 달려들었지만, 솔직히 미친 사람만큼 무서운게 또 어딨을까? 얼굴을 반쯤 뭉게 버리고 나서야 나는 손을 놓았고 녀석은 선생님 차를 타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 뒤, 일주일동안 서른번을 싸웠다. 조금이라도 나를 괴롭히거나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덤벼들었다. 싸움의 경험이 없었던지라 때리다 내 주먹이 먼저 붓고는 했다. 그럴때면 주변에 있는 걸 집어들고 무조건 내려찍었다. 강한 녀석이 상대일 때면 내가 두들겨 맞을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엔 쉬는 시간에 뒤에서 다가가 후려쳐 버렸다. 혹시나 정학이나 퇴학 당하면 곤란하니까, 선생 앞에서는 잘보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다행히 나는 성적이 좋은 편이였고, 성적이 나쁜 아이와 좋은 아이가 싸우면 선생들은 대부분 성적 좋은 아이 편이 되어주니까. 그렇게 서른번 정도 싸우고 나니 학교 내에서 직접적으로 괴롭히는 아이들은 없어졌다.
이번에는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두들겨 패는 무리가 있었다. 아버지 지갑에 손을 대서 이십만원을 훔쳤다. 예전에 모종의 일로 안면을 트고 지내던 형에게 돈을 주고 부탁해서 동네 양아치 형들을 모았다. 어차피 놀아봤자 중학생. 양아치 상대가 될 리가 없지. 나는 내가 맞은 것의 몇백배로 보복했다. 그 뒤로 내게 시비를 거는 사람은 완전히 없어졌다. 웃기는게, 그 지랄을 떨고나니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친구도 생겼다.
소아나가 많이 괴로워했었다. 무슨 충고를 해줘야 할지 잘 생각나질 않았다. 미로냥님 블로그에 쓰여진 글을 보니 내 방식도 옳은건 아닌것 같다. 다른 방법이 있었을지도 모르지. 서로 덜 상처 받고, 서로 덜 마음 상하는. 그렇지만 나같은 방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 괴롭힘이 직접적인 물리적 타격을 줄때라던가, 정신이 붕괴하기 직전이라던가. 괴롭히는 사람들을 적으로 파악하고 약점을 잡은후 기회를 봐서 철저하게 분쇄. 이게 내가 살아온 방식이다. 적어도 덕분에 인성은 지켰다고 생각하고 있다.
...젠장.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아무튼 이래저래 화난다.
어릴적의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집 밖으로 이십미터 이상 벗어나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소극적인 아이였다. 어머니가 제발 나가 놀라고, 놀이터에 가서 또래 친구들 좀 사귀라고 내몰때마다 집 앞에 웅크리고 앉아서 엉엉 울고만 있었다. 책과 프라모델. 이 두가지만이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였다.
그러던 아이가 갑작스레 애들이 우글대는 학교에 갔으니 적응하기 힘들었던게 당연. 수업시간에 뭐든지 먼저 발표하려 들고, 나서기 좋아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따돌림 당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5학년때 찾아왔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애의 생일파티였다. 그애 어머니가 생일선물로 그 여자애에게 목도리를 선물해 주셨는데 남자애들이 그걸 낚아채어 이리저리 던지고 놀았다. 생일을 맞은 여자애는 울면서 달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이리저리 패스하며 즐겁게 웃기만 했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목도리가 내 손으로 넘어왔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목도리를 여자애에게 돌려주었다.
다음날, 방과후에 잠깐 보자는 쪽지가 책상에 들어있었다. 가봤더니 반애들 다섯명이 서있었다. 그런데 그 다섯명 중에는 그나마 내가 제일 친한 친구라 믿었던 녀석도 끼어있었다. 다섯명에게 둘러싸인채로 나는 맞았다. '재수없는놈', '잘난척 하는 놈'이라는 소리가 귀에 계속 쨍쨍 거리며 울렸다.
집에 돌아와서 어떻게든 상처를 숨기려 했지만 어머니께 들키고 말았다. 어머니는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학교를 찾아갔고, 선생과 드잡이를 하며 우셨다. 남자들은 이해 할꺼다. 싸움에 부모가 개입되면 얼마나 조롱당하는 신세가 되는지. 그 뒤로 직접적인 폭력은 없어졌지만 대신 은근한 따돌림이 시작되었다.
언제나 도시락은 나혼자 먹어야만 했다. 애들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먹는 모습이 부러웠지만 일부러 티 안내려고 애썼다. 그러다보면 가끔씩 한 녀석이 다가와 쓰레기 같은걸 내 도시락 위에 휙 뿌리곤 했다. '어어. 손이 미끄러졌네.'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강했던 나는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그냥 고개 숙인채 입술만 깨물었다.
중학교 와서도 사정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운동 싫어하고 쉬는 시간마다 책만 읽어댔던 나를 반 아이들은 괴짜 취급했다.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던 애들은 중학생이 되어서도 나를 괴롭혔다. 점심시간때마다 담배를 사오라거나 컵라면을 사오라거나 하는 심부름도 시켰다. 사방이 고립된 느낌. 친한 친구라 믿었던 한 녀석은 그 무렵 내게 말했다. '미안. 나 너랑 더이상 이야기 못하겠다. 앞으로는 모른척 해줄래?'
정신적으로 몰린 나는 점점 괴팍해 졌다. 집에서야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항상 생글생글 웃고 다녔지만, 학교에서는 말 한마디 하는 법이 없었다. 입을 열어야 할때면 거짓말만 늘어놨다. 봐. 난 이렇게 재밌는 일을 알고 있어. 이런 이야기는 어때? 재밌지? 그럼 나를 괴롭히지 말아줘. 친하게 지내줘. 같이 밥을 먹어줘. 나를 보고 웃어줘. 나랑 친구가 되어줘-
그러다 정신이 터져나간게 중 2때.
무슨일이 원인이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점심시간때 누군가 나한테 건들건들 다가와 내 책상에 침을 뱉었던가 뭐 그런류의 일이였던것 같다. 그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변했다. '이대로 있으면 평생 당한다'라는 위기감이 들었달까?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친구들과 낄낄 거리고 있는 그녀석을 찾아 의자로 그대로 찍어버렸다.
한방에 녀석의 코뼈가 무너져 내렸다. 그녀석의 친구들이 놀라 달려들었지만, 솔직히 미친 사람만큼 무서운게 또 어딨을까? 얼굴을 반쯤 뭉게 버리고 나서야 나는 손을 놓았고 녀석은 선생님 차를 타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 뒤, 일주일동안 서른번을 싸웠다. 조금이라도 나를 괴롭히거나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덤벼들었다. 싸움의 경험이 없었던지라 때리다 내 주먹이 먼저 붓고는 했다. 그럴때면 주변에 있는 걸 집어들고 무조건 내려찍었다. 강한 녀석이 상대일 때면 내가 두들겨 맞을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엔 쉬는 시간에 뒤에서 다가가 후려쳐 버렸다. 혹시나 정학이나 퇴학 당하면 곤란하니까, 선생 앞에서는 잘보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다행히 나는 성적이 좋은 편이였고, 성적이 나쁜 아이와 좋은 아이가 싸우면 선생들은 대부분 성적 좋은 아이 편이 되어주니까. 그렇게 서른번 정도 싸우고 나니 학교 내에서 직접적으로 괴롭히는 아이들은 없어졌다.
이번에는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두들겨 패는 무리가 있었다. 아버지 지갑에 손을 대서 이십만원을 훔쳤다. 예전에 모종의 일로 안면을 트고 지내던 형에게 돈을 주고 부탁해서 동네 양아치 형들을 모았다. 어차피 놀아봤자 중학생. 양아치 상대가 될 리가 없지. 나는 내가 맞은 것의 몇백배로 보복했다. 그 뒤로 내게 시비를 거는 사람은 완전히 없어졌다. 웃기는게, 그 지랄을 떨고나니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친구도 생겼다.
소아나가 많이 괴로워했었다. 무슨 충고를 해줘야 할지 잘 생각나질 않았다. 미로냥님 블로그에 쓰여진 글을 보니 내 방식도 옳은건 아닌것 같다. 다른 방법이 있었을지도 모르지. 서로 덜 상처 받고, 서로 덜 마음 상하는. 그렇지만 나같은 방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 괴롭힘이 직접적인 물리적 타격을 줄때라던가, 정신이 붕괴하기 직전이라던가. 괴롭히는 사람들을 적으로 파악하고 약점을 잡은후 기회를 봐서 철저하게 분쇄. 이게 내가 살아온 방식이다. 적어도 덕분에 인성은 지켰다고 생각하고 있다.
...젠장.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아무튼 이래저래 화난다.
# by | 2004/02/19 09:56 | 주절주절 | 트랙백(2)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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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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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따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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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써버렸네요. 소아나양이 얼른 힘을 내야 할 텐데요.
전 초등학교 때 '목도리 사건'같은 것도 없이 13명한테 집단 구타를 당한 적이 있었지요. 제 경우엔 어머니도 아닌 할머니가 나서셨고-_-;;;
중학교때부터는, 초등학교때 저를 좀 못살게 굴던 녀석이, 갑자기 변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나름대로 노는 녀석이었고, 주먹이 전교에서 세번째인가 뭔가 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어느날 부터인가 저에게 시비를 걸고 주먹을 쓰거나 한 녀석들이 바로 그 다음날이면 와서 사과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런 일이 3년 내내 일년에 두 세번 정도 있었습니다. 물론, 자발적으로 한 사과는 아니었지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_-
어쨌든 저는, 약자에게 휘두르는 폭력에 대해서는 정말로 '혐오'를 느낍니다만, 아아, 제길. 왜 의자로 찍는다는 얘기가 통쾌하게 들리냐고요-_-!
의자...체어샷에서 진짜... 윗분처럼...통쾌함이랄까...
그때의 용기없음...을... 강한척 하려했음을 지금은 후회하고있어요...^^...